혼인 중 생긴 빚이라고 해서 전부 부부가 나눌 빚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일상가사에 관한 빚을 제외하면 원칙적으로 빌린 사람의 개인 채무로 보되, 공동재산을 형성하면서 부담한 빚은 재산분할에서 청산할 대상으로 봅니다.[1]
채무 명의와 사용처를 함께 봅니다
배우자 혼자 대출계약을 맺었다는 사실만으로 재산분할에서 빠지는 빚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 돈이 부부의 공동재산 형성에 쓰였다면 청산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결혼생활 중에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의 개인 지출까지 모두 공동 채무에 넣을 수도 없습니다.
채권자, 빌린 시기와 금액, 남은 금액에 실제 사용처까지 적어 두면 어떤 빚을 나눌지 논의할 자료가 됩니다. 대출금을 받은 계좌내역만으로 사용처가 드러나지 않는다면 이후 어디로 이체하거나 지출했는지 연결해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채무의 성격을 설명하기 위한 자료 정리 방법입니다.
카드대금이라는 이름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대법원 2009므4297 사건에서는 신용카드대금이 일상가사나 공동재산 형성과 관련된 빚이라고 보기 어려워 청산 대상에서 제외한 판단을 받아들였습니다. 카드대금이므로 항상 제외된다는 뜻이 아니라, 그 사건에서는 해당 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려웠다는 뜻입니다.[2]
따라서 카드 청구서의 합계금액만 제시하기보다 각 결제가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 보여 주는 내역이 중요합니다. 생활비와 개인 용도의 지출이 섞여 있다면 합계 하나로 설명하지 말고 항목을 구분해서 다툼이 있는 지출을 밝히는 방식이 도움이 됩니다.
재산분할에 넣는다고 채권자와의 계약이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이 글에서 말하는 청산은 부부 사이에서 재산과 빚을 고려해 얼마를 나눌지 정하는 문제입니다. 은행이나 카드사에 누가 갚을 의무가 있는지는 계약과 채무인수 요건의 문제이므로 구별해야 합니다. 부부가 서로 빚을 부담하기로 합의했다는 이유만으로 금융기관이 기존 채무자를 면책해 주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민법은 제3자가 채무자와 계약해 채무를 인수하는 경우 채권자가 승낙해야 효력이 생긴다고 정합니다. 재산분할 합의서에서 빚을 누가 부담할지 정했다면, 금융기관과의 계약에서도 채무자가 바뀌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3]